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 쪽지

2024-06-19 21: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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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 이야기 번외편 - 맥아더의 흑역사 보너스 군대 이야기

게시글 주소: https://19pass.orbi.kr/00068478221









 사실 여태 전쟁사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뭔가 학습을 하는,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교훈이 포함되면 시리즈 물로 포함하고, 그렇지 않고 그냥 역사적 사건 전쟁사 이야기에 집중하는 경우 번외편이라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글쓴이의 소재가 여실히 고갈됨에 따라서, 어쩔 수 없이 번외편의 빈도가 다소 높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컨텐츠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ㅡㅡ) ( _ _ )




 맥아더 장군은 한국에게 유명한 미군 장군입니다. 그 유명한 인천 상륙작전을 성공시켰으며, 이후 중공군에게 맥아더의 호언장담과 달리 UN군이 개박살이 나고 1.4후퇴까지 할 정도로 밀리자 당시 미 대통령이던 헨리 트루먼은 맥아더 장군을 갈아치웠습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암울한, 낙동강 전선까지 밀린 국군을 구하고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켰으며 중공군이 개입하기 전까지 실질적인 UN군의 총사령관을 지낸 맥아더 장군에 대해 평가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저 또한 이 점을 인정합니다만, 시야를 조금만 넓혀서 태평양 전쟁, 그러니까 625전쟁 딱 5년 전으로만 돌아가봐도 맥아더 장군은 사실 장군으로서 유능하기보다는 정치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으로 좀 더 유명했었습니다









https://namu.wiki/w/%EC%9D%B8%EC%B2%9C%EC%83%81%EB%A5%99%EC%9E%91%EC%A0%84%28%EC%98%81%ED%99%94%29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외국판 <아저씨>라 볼 수 있는 <테이큰> 시리즈로 유명세를 가졌던 리암 니슨 배우가 맥아더 장군을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확실히 지금 사진을 놓고 보아도 둘이 상당히 닮았습니다. 사진은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트루먼과 만난 장면인데, 당시 UN군과 국군이 북한 괴뢰 인민군을 분쇄하고 통일 직전까지 간 상황이었습니다. 트루먼이 "만약에라도 중공군이 내려오면 어떡할꺼임?" 하자 맥아더는 자신있게 "그런 오합지졸 그냥 박살내고 압록강까지 가면 됩니다 ㅎㅎ"라고 한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섬뜩한 점은 당시 트루먼과 맥아더가 회담을 가지는 중, 이미 중공군은 비밀리에 압록강을 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718756#home










 인민군을 그야말로 분쇄하면서 통일을 향해 달려가던 국군과 UN군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중공군의 기습 공격에 크게 패퇴하였고 맥아더의 생각과 달리 중공군은 허수아비 군대가 아니었습니다. 먼 과거에서는 중일전쟁을 통해 일본군과 붙어본 경험이 있었고, 가까이는 국공내전을 통해 단련한 군대였습니다. 설마 반격을 당하리라고 전혀 상상하지 못하고, 다소 무질서하게 빠르게 진격하던 국군과 UN군의 길쭉한 전선의 약점을 파고들면서 연합군은 크게 당황합니다.




 맥아더 장군은 적을 과소평가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습니다. 결국 맥아더는 만주에 핵을 떨어뜨리고(당시 중공의 주요 산업 기반은 일제가 개발한 만주국 일대의 공업지대였습니다) 대만으로 도망친 중화민국 군을 도와서 중국 본토에 상륙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 말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5년 만에 새롭게 떠오른 중공,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과의 전면적인 3차 세계대전을 의미했습니다. 양차 세계대전으로 전쟁이 지긋지긋해진 트루먼과 미국 국민들은 맥아더를 갈아치웠습니다.




 그런 면에서 상당히 아쉬운게, 만약 맥아더가 중공군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적절하게 눈치를 살피면서 차근차근 방어 준비를 하면서 진격했더라면 625전쟁이 초창기 38선 근처까지 다시 초기화되지 않고, 적어도 대동강 까지는 대한민국의 영토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625전쟁에 대해서 저처럼 조금만 알아보아도, 맥아더 장군이 한국에 은인이고 성공적이긴 했지만 그다지 완벽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정도 해준 것 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쇼맨쉽이 상당히 발달했던 맥아더 장군은 선글라스에 파이프를 물고 직접 해안가에 상륙하는 유명한 사진을 여러 장 찍은 바 있습니다. 






https://namu.wiki/w/%EB%8D%94%EA%B8%80%EB%9F%AC%EC%8A%A4%20%EB%A7%A5%EC%95%84%EB%8D%94







 한국전 이야기에 너무 많은 분량을 할애했네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맥아더 장군은 재밌게도 당시 태평양 전쟁의 주역이었던 미 해군을 이끈 장군들과는 그닥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물론 일부 사이가 좋은 사례도 있었지만). 전 개인적으로 맥아더 장군과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일본 제국과의 결전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인성 좋기로 유명했던 체스터 니미츠 제독을 좀 더 높이 평가합니다.







https://namu.wiki/w/%EC%B2%B4%EC%8A%A4%ED%84%B0%20%EB%8B%88%EB%AF%B8%EC%B8%A0






 진주만 공습으로 궤멸적인 피해를 입은 미 태평양 함대를 복구하고, 인재를 긁어모아서 뛰어난 사령부를 구성한 니미츠 제독 밑에서는 윌리엄 홀시 제독을 비롯해 걸출한 영웅들이 탄생했습니다. 체스터 니미츠 제독의 이야기를 좀 간략히 소개하자면, 그는 서류로 사람을 평가하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났으며(물론 그만큼 당시 미군 보고서가 공정하고 객관적이었다는 방증) 인심이 후덕하기로 유명했습니다. 확실히 초상화만 보아도, 보통 무표정하거나 성난 표정을 짓는 다른 장군들에 비해서는 주변 평이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맥아더와 사이가 안좋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었습니다. 맥아더 장군은 현대로 치자면 자기 PR이 뛰어난, 정치에 능한 사람이었는데 니미츠 제독은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성격도 다소 겸손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맥아더 장군보다 훈장을 더 많이 받았음에도 북한 장성들마냥 훈장을 주렁주렁 방탄옷처럼 다는 것을 싫어했고 스스로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소수의 훈장만 차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과거 전쟁사 게시글에서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순신 장군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뉴욕 타임즈 1944년 10월 10일자 신문에서 무패 신화를 자랑하는 일본 제국을 반박하기 위해, 이순신을 중심으로 한 조명연합군에게 왜군이 부산에서 패배한 이야기를 기자에게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확실히 과시욕이 없고 정치에 관심이 없었으며 해군 출신이며,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인성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이순신 장군과 비슷한 것 같네요.

https://www.nytimes.com/1944/10/10/archives/nimitz-startles-reporters-with-communique-of-victory-off-korea-adds.html











 이제 본격적으로 제목의 이야기, '보너스 군대'에 대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수많은 미군 병사들이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전사자도 있고 부상자도 있기도 했었죠. 그런데 미국은 전통적으로 땅이 많았기에, 독립전쟁부터 참전 용사들에게 보상으로 돈과 땅을 지불했습니다. 문제는 1차 세계대전부터 본격적인 근현대로 들어서면서, 참전 용사들의 숫자가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사람들에게 당연히 보상을 해 줘야 할텐데, 문제는 이제 땅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현대의 군인 연금, 국민 연금과 비슷하게,  대량의 기금을 마련했습니다. 지금도 국민 연금은 미래에 국민들에게 돈을 나눠주기 위해서, 지금 쌓아둔 막강한 자본력으로 다양한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창업을 하려면 초기 비용이 필요하잖아요? 비슷하게 참전 용사들에게 적절한 돈으로 보상하기 위해서, 기금을 만들어서 운영하였습니다. 원래대로라면 1945년에 지급을 하기로 되어있는데, 우리는 이미 역사를 알고 있죠....




 많은 분들이 2차 세계대전을 생각하겠지만, 사실 2차 세계대전 이전에 문제가 먼저 들이닥칩니다. 1929년 세계를 강타한 대공황이었죠. 전쟁 특수를 누리던 기업들은 연쇄 부도했고, 일본 버블 경제가 순식간에 붕괴한 것처럼 미국 주식도 반토막이 나버렸고, 주식과 부동산에 대출을 해서 투자했던 사람은 옥상에서 뛰어내리기도 했습니다.







https://namu.wiki/w/%EB%8C%80%EA%B3%B5%ED%99%A9








 상황이 심각해지자, 참전 용사들에게도 여유가 없어집니다. 당장 굶어 뒤지게 생겼으니, 1945년에 지급하기로 한 자기들 '보너스'를 하루라도 일찍 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2,3만명 정도의 퇴역 군인들과 그들의 가족, 인권 운동가 들이 워싱턴으로 모여서 시위를 합니다.




 현대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어찌될까요. 제 생각에는 아마 미국 정부가 빚을 내서라도 돈을 당장 지급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당시는 미국 정부가 정신이 나갔었나 봅니다.




 이때 혜성 같은 인물, 바로 맥아더 장군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저기 모인 애들은 미국 국민이 아니라 사회 전복을 노리는 빨갱이, 사회주의자들입니다! 저한테 맡겨주시면 본때를 보여주겠습니다!"라고요. 어디서 많이 듣던 레파토리 같은데...




 당시 맥아더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최초로 집단적인 기갑 전력을 운용한 경력이 있는, 당시 미친개로 불리던(인성도 그렇고 호전적이기도 했답니다. 물론 전쟁 기간에는 그 공격성 덕분에 많은 전공을 세웠지만 논란도 참 많은 인물입니다) 패튼 장군을 불러, 무장 군인과 탱크로 시위대를 밀어버리라고 합니다. 이것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현대에 와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슷한 얼굴에다가 성격도 참 비슷하다고 평가받는 사람

https://namu.wiki/w/%EC%A1%B0%EC%A7%80%20S.%20%ED%8C%A8%ED%8A%BC






 여기서 주목할 점은, 경찰이 아닌 군대가 동원되었다는 것입니다. 군대라는 집단은 국가의 적과 싸우는 집단입니다. 보통 시위 같은 내부의 문제는 경찰이 해결해야 하죠. 군대가 시위대를 밟았다는 말은, 시위대가 곧 국가의 적이라고 생각했다는 증거입니다. 시위대가 총폭탄으로 무장한 것도 아닌데 탱크가 등장한다는 것도 말이 안되죠. 군대와 경찰이 엄격히 분리되는 이유는, 잘못하면 권력자들에 의해서, 국가의 적이 국민이 되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그 일을 한번 겪어 보기도 했었고요. 중국은 좀 그 정도가 심해서, 중국군은 국민이 아닌 '당'의 군대입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중국 천안문 사건처럼 진짜 군대가 시민을 학살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당연히도 사망자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입거나 체포당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더 비극적이고 엽기적인 것은, 패튼 장군이 총에 맞았을 때 구해줬던, 패튼 장군이 용감하다고 칭찬을 마다하지 않던 그 생명의 은인이던 장병도 이 시위대에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시위대를 박살내고 나서 진상을 조사해보니, 당연하게도 그들은 빨갱이도 아니었고 사회주의자이긴 커녕, 진짜 극빈층 퇴역군인들과 그 가족들이었으며 소수의 인권, 사회 운동가들이었습니다. 신원 불상의 약 5% 인원 또한 마찬가지라고 여겨집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후버는 시위대를 해산하라고 시키긴 했지만 맥아더와 패튼 장군이 정신이 나가서 이런 짓을 벌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었답니다. 대공황의 여파도 있었고, 결국 공화당 정부는 민심한테 박살나고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을 위시한 민주당이 집권하게 됩니다.







 

당시 맥아더 장군의 뭔가 익숙한 포즈. 다시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사진에서는 정말 멋진 포즈를 잘 찍는 것 같습니다

https://namu.wiki/w/%EB%B3%B4%EB%84%88%EC%8A%A4%20%EA%B5%B0%EB%8C%80#s-2.2.1






 나라를 위해 전쟁에 나갔던 퇴역 군인들을 빨갱이라고 매도하고, 그것도 모자라 폭력적으로 진압하기까지 했으니 맥아더 장군은 그야말로 숙청을 당하고, 당시 변방 오지였던 필리핀(당시 필리핀은 미국의 식민지. 일본 제국이 조선을 꿀꺽하는 조건으로 미국은 필리핀을 꿀꺽한 비밀 거래를 한 것으로 유명)으로 발령납니다.




 이 정도 오점을 남겼으면 그야말로 공직자로서의 커리어는 그대로 박살이 났어야 하지만... 누가 예상을 했겠습니까 일본 제국이 미쳐서 1941년 미 해군이 정박 중인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고, 동시에 필리핀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으로까지 침략을 하리라고요.




 그래도 군인 정신은 있었는지, 얼마 안되는 미군과 같이 일본군에 저항하다가 산화하겠다는 맥아더 였지만, 무려 미국 장군까지 일본군에게 사로잡힌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큰일입니다. 어르고 달래고 어떻게든 설득해서 결국 맥아더 장군을 탈출시킵니다. 맥아더가 이때,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맹세하고 떠납니다.




 

 


사진 진짜 멋지게 잘 나오긴 했다. 필리핀의 레이테 섬에 상륙하는 맥아더 장군. 나 약속대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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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는 뭐 대충 아시죠? 미국은 압도적인 물량과 생산력으로 일본 제국을 두들겨 팼고, 결국 1944년~45년에 필리핀도 미국의 손에 다시 떨어집니다. 이후에는 천황이랑 같이 사진도 찍고, 625 전쟁 때에는 한반도로 날라와서 이승만 대통령도 만나기도 하고 우리가 아는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다만 글을 쓰다보니 의문이 드는게, 맥아더 장군이 어떻게 보너스 군대 흑역사, 큰 오점을 남기고도 훗날 UN군 사령관까지 올랐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본 제국과 혈투를 벌인 만큼, 미국에는 수많은 명장이 충분히 있었거든요.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번에는 한국에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지휘관이면서 동시에 커다란 흑역사를 가졌던, 쇼맨쉽과 자기 PR에 능했던 맥아더 장군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현대 미국은 참전 용사에 대한 예후와 명예를 끝장내주게 챙겨주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해준 역사가 오래 된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 신기합니다.




 한국도 군인에 대한 인식이 개차반인데, 나중에라도 미국처럼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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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rbi.kr/00038794208 - 10편

https://orbi.kr/00038933518 - 11편 마지막









<수국비 상>

https://docs.orbi.kr/docs/7325/



<수국비 하>

https://docs.orbi.kr/docs/7327/

rare-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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