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짜장면 맛있게 잘 비비는 방법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29호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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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했던 그 순간을 기억하나요?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우리를 설레게 합니다. 물론 막연함으로 인한 두려움도 존재할 수 있지만,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하는 상태가 바로 설렘입니다. 이러한 설렘은 우리가 첫 발을 디딜 힘을 줍니다. 그렇게 힘차게 첫 발을 뗀 후에 씩씩하게 걸어나가며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그렇게 점점 달려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달려나가기도 잠시, 우리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며, 막다른 길을 마주하게 됩니다. 시작하기 전엔 직선으로만 보였던 길들을 실제로 걸어가려니 미로처럼 얽혀 있어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며 초조해집니다. 그런데 나보다 늦게 출발한 경쟁자들이 나를 지나쳐 쌩쌩 달려나갑니다. 우리가 가졌던 기대는 막연해지고, 막연했던 두려움은 도리어 내가 느낄 수 있을 만큼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벌써 무기력해진 학생들이 있나요?
왜 벌써 무기력해진 걸까요?
시작했던 그 순간의 우리의 모습은 왜..
사라져버린 걸까요?
감정 기복이 심한 학생들이 있나요?
설렘이 우리에게 준 힘의 정체를 안다면 이러한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인 걸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기력해진 자신에게 다시 목표를 향해 달려나갈 원동력을 공급해 줄 수 있습니다.
설렘이 우리에게 준 힘의 정체는 바로, 의욕입니다. 의욕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떨어집니다. 여러분이 달려나가기 위해 이러한 의욕에 의지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엄청난 감정기복에 시달리고 있을 거예요. 감정적 동기부여 영상을 보고 의욕에 차올라 한 순간 급발진한 후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자신을 보며 자책하기를 반복하고 있겠죠.
감정기복이 심한 학생들은 감정소모 또한 빠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보다 무기력한 경험을 더 빨리 그리고 더 자주 하게 될 가능성이 크죠. 그래서 오늘의 칼럼에서는 여러분이 무기력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해드리려 합니다.
물론, 아직 무기력을 경험해보지 않은 채 힘차게 달려나가고 있는 학생들도 있을 거예요. 200일은 한 개인이 수많은 감정을 느끼기에 충분히 긴 시간입니다. 미리 무기력 예방주사를 맞아두면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힌트를 드릴게요
올해 제가 집필한 제008호 칼럼의 내용을 발췌해보았습니다. 힌트를 얻어보세요.
여러분이 침대 위에서 하는 생각 中
"오늘 8시간 공부하고 나니까 너무 피곤하네. 머리도 잘 안 돌아가고.. 근데 어쨌든 하루에 10시간씩 공부하기로 했으니까 10시간을 채워야겠지? 어떻게 하면 회피하지 않고, 합리화하지 않고 나머지 2시간을 채워낼 수 있을까?"
첫 번째, 바람 쐬러 나가서 시원한 공기 마시며 산책한 후, 초콜릿으로 당을 보충한다. 두 번째, 남은 2시간 동안은 새로운 지식을 배우기보다, 복습 위주로 부담이 덜 되는 학습을 한다. 세 번째, 2시간 후에 뿌듯해 하며 ‘내일도 10시간 채워야지~’하고 기분좋게 마무리한다.
제008호 칼럼에서는 하루 단위의 무기력을 다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제029호 칼럼에서 다루고 있는 무기력은 하루가 아닌, 며칠 또는 일주일이 넘어가는 무기력입니다. 시간 단위는 다르지만 무기력의 본질과 그 무기력을 해결하는 원리는 동일합니다. 무기력한 상태가 되었을 때, 어떠한 학습을 할지 미리 정해두기만 해도 그 효과는 엄청납니다.
무기력한 상태를 다르게 표현해보면,
집중을 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우리는 모든 순간에 집중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애초에, 모든 순간에 집중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이고, 집중하지 못하는 순간이 왔을 때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이 순간들을 활용할 것인지 정해놓는 게 현명한 방법입니다.
위에서 하루 단위의 무기력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지식을 배우기보다 복습 위주의 공부를 하는 방법을 말씀드렸습니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집중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많은 에너지를 쓰기보다는, 복습이라는 상대적으로 에너지가 덜 쓰이는 방식으로 잠시 전환함으로써 지속성을 잃지 않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죠.
"무기력해지면 안 돼!"
이런 생각만으로 자신을 몰아붙이다 보면, 실제 무기력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책과 초조함 느끼기, 이러한 감정적인 반응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성적인 대응책, 합리적인 대응책을 미리 세워두는 것만으로도 무기력한 상황이 왔을 때 감정적인 반응을 하지 않고 무기력한 상태에서 조금 더 빠르게 벗어날 수 있는 겁니다.
핵심은, 에너지를 조절하여 지속성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무기력함이 느껴질 때 어떤 학습을 하면 좋을까 미리 한 번 생각 해보세요. 그동안 배웠던 것들을 복습할 수도 있고, 할 게 많아서 시간 내서 풀기 힘들었던 연계 교재를 벅벅 풀어볼 수도 있겠죠. 수학 같은 경우는 Lv.3 제외하고 모든 단원의 유제+Lv.1~2만 가볍게 풀어보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탐구 같은 경우도 심화 문제를 제외하고 모든 단원의 기본 문제들만 미리 풀어볼 수 있겠죠.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이러한 쉬운 문제들을 풀 때 시간을 정해놓고 타임어택을 해보는 겁니다. 그러면 쉬운 문제에서도 실수를 하게 되는 여러분을 보게 될 겁니다. 이때 여러분은 쉬운 문제에서 실수하는 여러분 자신의 모습에 스트레스를 받아야 할까요?
아닙니다. 이렇게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급하게 풀면 어떤 실수를 할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셔야 됩니다. 그리고 그 기회들을 잡아서 보완한다면 실제 시험장에서 하게 될 실수들을 방지할 수 있겠죠.
이렇게 기본 문제들을 빠르게 풀어보는 연습을 하면 부담스럽지 않은 가벼운 긴장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무기력함이 여러분의 온 머릿속을 온몸과 온정신을 지배해버리기 전에 적절한 긴장감을 통해 다시 한 번 시동을 걸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불어버린 짜장면
자, 이제 오늘의 주인공인 짜장면을 먹어볼 차례입니다. 짜장면이 나왔는데,
'이 짜장면을 어떻게 하면 맛있게 잘 비빌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고 분석하기만 하고 정작 짜장면을 비비지 않으면, 그동안 짜장면은 다 불어버릴 겁니다. 그러면 맛이 없어지겠죠.
짜장면을 맛있게 비비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맛 없어지기 전에 일단 비벼서 먹으면 됩니다. 일단 비비세요. 그리고 적당하게 비벼졌다면 맛있게 드시면 됩니다. 먹다 보면 좀 덜 비벼진 부분도 분명 보이겠죠. (우리가 집중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시기를 만나는 것처럼요.) 그러면 그때 주변에 있는 남은 소스를 좀 더 묻혀서 먹으면 됩니다. 그렇게 먹은 한 젓가락이 더 맛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짜장면을 맛있게 잘 비비는 방법의 핵심은 지속성입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효율이 최대가 아니더라도 일단 지속성을 유지해야 그 안에서 비효율성을 제거해 효율을 높여나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이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학습의 비효율성 제거할 수 있도록 칼럼을 계속해서 발행해 나갈 거니 기대해주세요 :)
제 계정을 팔로우 해두시면 칼럼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여러분의 좋아요와 댓글은 칼럼 연재에 큰 힘이 됩니다
내일 또 한 그릇의 짜장면과 같은 하루가 시작됩니다.
다 불어버리기 전에 맛있게 먹어봅시다.
남은 200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
추가) 24/04/30 18:00
“부분적으로 흐림”님의 댓글에 제가 올해 집필한 총 37편의 칼럼 중 TOP 3 칼럼들의 링크를 남겨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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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1초 만에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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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제목이 날 이끌었다 정말 ㅋㅋ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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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재종급식 먹어야돼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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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종이긴한데 나름 만족중! 어차피 수업은 잘 안듣고 독재중이라 ㅎㅎ
서울엔 강대 급식 유명한거 같더라구여
곧 재종 들어가시나요? ㅠㅠ 급식 검색해보면 나오기도 할거에용!
재종 화이팅!!! 저는 메가 기숙에서 재수했는데 밥이 아주 잘 나왔던 기억이
짜장면 배달오면 비닐로 덮여있잖음 그 상태로
ㅈㄴ 흔들면 잘 비벼짐
ㅋㅋㅋㅋㅋ 이게 칼럼이지
칼럼 내용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무지성으로 뜯기 전에 더 효율적인 방법을 강구하라..
한 수 배우고 가네요. 오르비 순기능..
내일은 짜장면이다!
저도 내일 먹을 예정입니다ㅎㅎㅎ 맛있게 비벼드세요!
수정 전에는 뭐가 달랏나요?
아 제일 위에 댓글이 하나 추가된 거예요..ㅎ
진짜 짜장면 잘 비비는 방법을 알려주는 줄 알고 들어왔어요 ㅋㅋㅋㅋ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당
댓글에 보면 진짜 짜장면 잘 비비는 방법 알려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오 그렇네요..! 앞으로 짜장면 배달시키면 저렇게 먹어야겠어요 ㅎㅎ 그런데 바나나 선생님은 벌써 일어나신 건가요? 일찍 일어나시는군요!
칼럼 쓰고 있었어요ㅎㅎ 이제 마무리하고 곧 자려구요 :) 지금 마무리하고 있는 칼럼이 중요한 내용이다 보니 결국 이렇게 되어 버렸네요..
제가 매주 3편의 칼럼을 학생들에게 보내주고 있어요. 카톡으로 편하게 볼 수 있도록요! 지금도 약 2시간 정도 뒤에 학생들에게 보내줄 칼럼을 마무리하고 있었던 거랍니다.
이야기 나온 김에 관련한 링크 남겨드릴게요!
https://bit.ly/mental_letter
짜장면 칼럼도 중요하지만, 곧 카톡으로 발행될 오늘 칼럼도 정말 중요한 내용이니 받아보시는 걸 강추합니다!!
친구 추가했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앗 바로 해주셨네요. 저도 감사드려요ㅎㅎ
적혀 있지만 매주 월수금 오전 8시 15분에 카톡으로 칼럼이 배송될 거예요!
혹시나 이 댓글을 보는 다른 학생들이 있다면 참고하세요!
2시간 동안 복습만 하고 그거에 뿌듯해하는 학생을 비판하는 글일 줄 알았는데 예측 실패했네요. 집중력은 유한하기에 무기력해질 때 그만두고 때려치는 거보단 뭐라도 하는 게 낫죠. 그런 의미에서 꼭 해야 할 공부를 낮시간대까지 끝내놓고 저녁시간엔 복습이나 좋아하는 공부 위주로 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맞아요!! 예측에는 실패하셨지만.. 제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그대로 요약해주셨어요ㅎㅎ
:)
오늘도 좋은칼럼 감사합니다.
다들 일찍 일어나시는군요.. 일찍 일어난 흐림님께 선물 하나 드릴게요. 위에 앙금덩이님과의 댓글을 참고하시면 선물이 숨겨져 있을 거예요!
그럼 저는 이만 자러 가보겠습니다..ㅎ 앞으로도 좋은 칼럼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저도 아까 댓달기전에 신청했답니다 호호..
혹시 이전 멘탈레터 내용은 못보는걸까요? 그리고 바나나님께서 생각하시는 수능에 가장 중요한 칼럼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목표와 확신에 대해 다루는 칼럼입니다. 상위권으로 향하는 사고방식을 알려줍니다. 중위권을 탈출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작성하였습니다 :)
읽어보기 ► https://bit.ly/mental_004
저를 의대/서울대 합격으로 이끌어준 사고방식이기도 하답니다
매일 같은 공간, 같은 일상 속에서 지쳐가는 학생들을 위한 칼럼입니다. 관점의 변화를 통해 이전과는 성장 곡선을 그려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작성하였답니다.
읽어보기 ► https://bit.ly/mental_028
저 또한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살아왔고, 올해는 특히나 이런 관점을 통해 많이 성장하고 있기도 하네요 :)
위에 앙금덩이님과의 댓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어제 발행된 이 칼럼은 정말 중요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수능에서 외부적인 요소들에 대응하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열심히 한다고 해도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과 외부 요인에 제대로 대응하는 법을 다루는 칼럼입니다.
읽어보기 ► https://bit.ly/mental_037
수능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중요성이 더 커질 칼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발행한 총 37편의 칼럼 중 세 편을 뽑아보았습니다. 37편 모두 다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집필되었기에 뽑는데 꽤 고민을 많이 했네요. 덕분에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흐림님은 멘탈레터에 어제 합류하셨으니 제037호를 이미 보셨을 것 같긴 한데, 어제 새벽까지 집필했던 만큼 중요도가 높아서 포함시켰습니다 :)
흐림님 덕분에 이 댓글을 나중에 보는 학생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겠네요! 감사드려요. 이전 레터들은 오르비 게시물을 통해, 또 지금처럼 댓글을 통해 공유해드리고 있고, 이후에 또 다른 방식으로도 확인할 수 있도록 저희 팀이 다방면으로 계획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잘보겠습니다
비벼주세여
지속적인 칼럼으로 비벼드리겠습니다ㅎㅎㅎ
짜장면 먹고싶다..
저는 오늘 실패.. 내일 다시 도전해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
백천님 안녕하세요 :) 오늘 하루 짜장면 잘 비비셨나요~
ㅎㅎㅎ 앞으로도 맛있게 드시길 바랍니다!!!
저도 회초리 맞고 갑니다 ㅜㅜ
해병짜장
.. 뭔가 해서 찾아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