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로스쿨 합격자가 저를 원망하네요
저번 달, 아래 서울대 로스쿨 합격자 분과 연락이 닿았어요.
http://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744959
신문사에 투고한 합격수기와 별개로, 제게 다음과 같은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근데 저를 원망하는 내용이 담겨있더라고요.
[긴 후기]
(이 후기는 이해황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를 겸합니다.)
2014년 고1때 국어 과목 고득점 확보를 위해 국어의 기술 시리즈를 산 것이 이해황 선생님과의 첫만남이었습니다. 생략된 전제 찾기, 비문학 독해 시 소재별로 모양을 다르게 하는 지문 표시 방법 등 기술과 사고력을 넘나드는 책 내용이 이후 3년의 수능 준비 기초가 되었습니다. 동그라미, 네모, 세모, 물결선 등 온갖 그림과 메모가 넘쳐나는 특이한 시험지를 뒤로 하며 저는 신유형이 쏟아진 17학년도 수능 국어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국어과외나 학원알바 중 수많은 학생들에게 국어의 기술 시리즈를 권한 것도 제 경험을 근거로 한 추천이었습니다.
법학적성시험 준비를 결심하면서 주변에 기본서를 추천받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매뉴얼 시리즈를 권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올린 성과와 믿을 만한 저자를 근거로 망설임 없이 두 책을 구매했습니다. 공부하기 전 기출문제를 풀 때는 나름 나쁘지 않은 점수가 나왔지만, 풀이 방법이나 사고력에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 책을 처음 시작하고 '시금석' 문제를 풀 때, 저는 제 머리에 대한 오만한 믿음을 버렸습니다. 황금뇌는 이걸 그냥 푼다고? 그리고 의구심이 스쳤습니다. 나는 5개월 안에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나? 공부 안 하고도 이런 문제를 푸는 사람들이 있는 시험에서?
책을 절반 정도 본 시점에서 의심은 다른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거 다 보고 나면 나도 저 시금석 문제들 풀 수 있겠다'. 묘한 원망도 생겼습니다. 이 책이 없었다면 시험 평균이 이렇게까지 높아지지는 않았겠지. 그럼 똑같이 맞춰도 표준점수가 더 높았을 텐데. 실제 시험장에서는 거르라는 예제가 막힘없이 풀린 순간 저는 모든 잡념을 버렸습니다. 매뉴얼 시리즈 덕에 내 원점수가 얼마나 오를지 기대가 생겼습니다. 안 풀리던 문제들은 풀리고, 불확실하게 맞춘 문제들은 확실히 맞추고, 나름의 판단 기준이나 사고방식도 정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슷한 문제들은 유형화할 수 있게 됐고, 출제자가 파놓은 함정도 어느 정도는 구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 안에서 견해 차이가 드러날 땐 쟁점을 쉽게 도출해낼 수 있었고, 가설을 검증하려 할 때는 통제해야 하는 변인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모든 시험준비과정에 매뉴얼 시리즈에서 배운 것이 쓰였습니다. 본시험 언어이해 백분위 98.6, 추리논증 백분위 100. 추리논증 백분위 100은 정말 단 한 번도 얻어본 적 없는 결과였습니다.
(하략. 전문은 제 블로그에 따로 올려뒀습니다.)
저자로서 참 감동적이었어요. '국어의 기술'은 현재 절판시켰고 그 내용을 보강하여 오르비에 전기추1, 2 강의로 올려놨는데, 옛날의 인연이 이렇게 또 이어진다는 게 인생의 묘미 같습니다.
생각보다는(?) 평범한 분이라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저 정도 초극상위권 점수를 받은 거 보면 "원래부터 머리가 엄청나게 좋은 분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근데 '시금석' 문제를 풀며 약간 좌절했었다는 것도 흥미로웠고, 또 수능 국어도 "동그라미, 네모, 세모, 물결선 등 온갖 그림과 메모"를 하며 풀었다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이런 독해 보조도구를 '국어의 기술', '독해력 강화의 기술' 등에 넣었을 때, 익숙해지면 표시 안 해도 된다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근데 국어 100점 받을 정도가 돼도 저렇게 표시하고 풀어나간 게 뜻깊었습니다. 제가 알려준 내용을 충분히 반복하여 체화했기 때문에 가능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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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왜 이런 글을 오르비에 올릴까요? 이상하게도 제 독서 강의는 수능 수험생들만큼이나 LEET 수험생들도 많이 보는 것 같아서입니다. 수능 때 1등급 받지 못했던 분들이 LEET 준비하며 기본기 닦는 용으로 많이 듣는 것 같아요. LEET 시행일 기준으로 월구독 프리패스를 무더기로 취소하는 추세가 관찰됩니다.
그래서 (수능 수험생 분들에게도 물론 시사하는 바가 있겠지만) LEET 준비하면서 제 강의를 수강하는 분들께도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가 될 것 같아서 길게 글을 남겨 봤습니다. 다른 합격수기는 여기에 모여있으니, 공부하다가 지칠 때 한 번 보시고 또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모두들 뜻한 바 이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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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뜻깊었던 간증(?)은 다음 수기입니다. 법저 관계자 분이 감격에 벅차 올라서 빨리 합격수기 읽어보라고 전화까지 왔었어요. ㅋ
[인터뷰] 5급 공채 73년 만에 첫 ‘시각장애인’ 합격자 탄생…교육행정 수석 강민영씨
http://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2060
보면서 와…진짜 존경스러운 분이다 싶엇어요
캬
글 제목 보고 당황했네요 ㅋㅋㅋㅋㅋ
커뮤니티 글 제목 짓는 법도 화작에서 다뤄야 할 텐데요 ㅎㅎ
그건 언매에서... ㅋㅋㅋ
축하합니다 최고의 찬사를 들으셨네요
1단원. ‘어그로 잘 끄는 법‘
주의. 그렇다고 없는 말을 지어내서는 안 됨.
대 해 황
저도 국어의 기술로 국어를 처음 시작했는데 인강 다 필요없었고 국어의 기술을 바탕으로 혼자 고민해가며 저만의 방법을 만들다보니 평가원 국어 백분위 100까지 찍어봤네요. 감사합니다.
ㅋㅋㅋ 저도 13년 정도 전에 중3때 언어의 기술 보고 국어 처음 공부했었는데 그 이후로 비문학은 걱정이 없었네요. 감사합니다. 그때는 인강 러브콜 엄청 와도 안 하신다고 하셨었는데 ㅎㅎ
저도 국어 잘하고 싶어요
제 커리큘럼 소개입니다. 매우 단순하니 한번 살펴봐주세요 :)
https://youtu.be/q-9HkBRU5cU?feature=shared
다 보고 어느덧 이성권선생님 커리큘럼까지 보고 있었습니다.. ㅎㅎ 혹시 월간 프리패스가 3만원대인데 수능까지면 30만원 중반 정도가 나오는 건가요?
다 들으면 그런데, 40~60시간만 들으면 끝이므로 바로 해지하면 됩니다.
국어의 기술 절판됐군요…
입시랑 별개로 읽어보려했던 책이었는데 아쉽네요ㅠㅠ
저는 언기 세대였는데
세월…
논리개념매뉴얼 5.5 풀면서 질문할 수 있는 공간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