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힉흑헷 [477592] · MS 2013 · 쪽지

2014-01-15 16: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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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원 현장강의 첫수업 썰.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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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7년전

중딩에서 고딩으로 넘어가는 얼음바람에 피부가 쩍쩍갈라지는 겨울방학시즌이였다

나는 깊은생각 레벨테스트를 보고 30문제중 27개를 맞춰서 당당히 1레벨 한석원반에 등록을했다

그당시 한석원반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배움의 의미보다 과시의 의미가 더 컸었다.

나는 친구들한테 "야 나 이제 한석원반 다님 ^오^" 라며 자랑을 했고

친구들은 "아.. 부럽다... 공부 열심히했나보네...." 라며 부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저런 미개한 중생들을 불쌍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어깨에 힘을 빡주고 첫 강의를 들으러 학원으로 걸음을 옮겼다

학원에 도착하고 강의실 문을 연순간 나는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10~20명이서만 수업을 했던 나는 백명이 넘는 학생들이 있는 강의실에는 처음갔던 것이였다.

강의실도 넓어서 어디에 앉을지 멍때리다가 결국 뒤에 짱박혀 앉아서 수업시작을 기다렸다.

나처럼 미개한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온 학생들은 신기한마냥 강의실을 두리번 거렸고

앞에서 2~3번째 줄정도까지 공부 밖에 모르는 놈들은 역시나 책을 펴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

강의실에는 우리학교 전교 1등도 종현이도 있고 옆학교 전교1등 민우 뒷학교 1등 지민이도 있었다.

나는 뒤쪽에서 강의실 전체를 나즈막이 바라보면서 깊은생각에 빠져들었다...

'나도 이제 이런 친구들과 함께 열심히 공부를 해봐야겠구나....'

'이래서 친구를 잘 사귀라는 거구나... 맨날 피씨방가자던 놈들은 이제 .......'

쾅!!!

그때 갑자기 앞문에 열리더니 3달동안 밥한끼 안먹은 사람 마냥 삐쩍 마른 빡빡이 스켈레톤 한명이

매일 빨지도 않고 입을거 같은 남방 하나를 걸치고 머리를 좌우 15도정도로 덜렁덜렁 흔들며 걸어 들어왔다.

그렇다 그는 학석원이였다.

"안녕하십니깐석원입니다"

그렇게 나의 첫수업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는 우리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내질렀다.

"음... 그러니깐 말이죵 여러분은 이때까지 솩공부를 한게 아닙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은! 여러분은 수학공부를 한게 아니라고.... 산수를 했다고 산수를!!!"

아니 00 내가 이때까지 한게 수학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나는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그의 말을 경청했다

'그래 그를 한번 믿고 따라가보자 그는 학석원이 아닌가...'

정신을 차리고 그의 말을 듣기 시작했을때 그는 다른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제가 말이죵 서울대를 나왔어요. 여기 서울대 가고싶은사람 있죠? 손?"

"제 동생도 서울대를 나왔는데 지금 옆 건물에서 나처럼 수업하고있어요"

"음... 내동생은 나랑 닮았는데 약간의 차이가있어.... 약간...."

그렇게 그는 자기 자랑을 줄기차게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수학의 정석 저자 홍성대와 개념원리의 저자 이홍섭을 신명나게 까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기자랑과 알아듣지도 못할 이상한 논리의 말들을 듣고 있으니 한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나는 서서히 그의 마력이 빠지는듯 했다.

남은 수업시간은 30분.

그가 드디어 책을 피라는 말을했다.

교재는 자기가 그렇게 깠던 실력정석 10-가였다.

"여러분 1장 다 아시죵? 예제, 연습문제 다 풀어오세요"

'음... 그래 1장은 쉬우니 그냥 숙제로 대체하려나보다'

"여러분 2장도 다 아시죠? 예제, 연습문제 다 풀어오세요"

...

그는 2분만에 1,2장의 모든 문제를 숙제로 내주었다.

"여러분 이제 3장을 봅시다... 아니 왜용? 숙제가 많나?? 에이 뭐 그정도 가지고그래 나중가면 더많아져..."

그리고 그는 책을 보더니

자기혼자 신나게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문제를 풀다가도 정석은 개구린 책이라면서 열심히 까댔다.

그렇게 그가 몇문제를 풀자 수업이 끝날때가 됐다.

그는 시계를 힐끗 보더니

"음 끝날시간이네 3장 나머지 문제들 다 풀어오세용"

그말을 끝으로 그는 강의실에서 나가버렸다.

그의 첫 수업에서 내가 얻은것이라곤

나는 이때까지 수학공부를 한게 아니란 정보와

1,2,3장의 예제와 연습문제였다

끗.












뼈속까지 얼려버릴듯한 추위속에 추억을 회상하며

담배연기에 숨을 실어나르며 아직도 궁금한점은

첫수업때 입은 남방을 아직도 입고다니냐는 것이다.

진짜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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