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은 어떠해야 하는가.
우리 모두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면서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 듣고, 읽고, 논하는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어릴 적 부모님께서 사주셨던 위인전기와 18권짜리 한국의 역사 만화, 22권짜리 세계의 역사 만화라는 것이 내가 역사라는 것을 사실상 처음 접하게 된 서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어릴 때에는 그것들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그쳤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역사서들을 찾아 가며 탐독하고, 각종 역사에 대한 수많은 2차 사서1)들을 읽어 가면서 분석하는 것을 취미삼아 하게 되었다. 덕분에 쥐꼬리 만한 지식이나마 어디서 떠들 수 있는 정도는 채워졌고, 그것에 대해 떠들어대는 것들 또한 삶의 재미의 일부로 오롯이 들어오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글 또한, 그 삶의 재미의 한 켠이다.
우리의 머리속에는 각종 역사적 사건들이 시대 순으로 정렬되어 있고, 각종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나름의 평가와 그 평가기준도 들어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 사건과 인물들에 대한 평가는 무엇을 통해 만들어진 것인가? 우리의 머릿속에는, 그저 지극히 단편적인 요소만을 바탕으로 한 '인물과 사건에 대한 이해'가 깊숙이 자리잡고 있지는 않은가?
일반적으로 역사적인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역사 교과서나, 혹은 역사들을 두루뭉술하게 다룬 개론서를 통해 다져지게 마련이다. 그러한 책들에서는 다양한 사건들을 깊이 있게 다룰 만한 여력이 없다. 게다가 교과서의 경우는 그 교과서를 만들어낸 집단의 의식이 상당 부분 반영되기 때문에, 오히려 틀어진 인식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건 하나하나에 대한 서술은 아무리 길어도 한 페이지를 넘지 못하고, 그 요약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역사를 정리하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만을 두드러지게 드러내는 서술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그 서술을 읽고 똑같이 그 서술이 옳다고 받아들여버리기 때문에, 그것이 정말 진리인 양 모두가 동의해버리게 되는 것이다.
1. 인물
그렇다면 한 번 생각해보자. 역사적인 인물을 판단하는 기준은 어떤 것이 있을까? 물론 가장 기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사서'에 기록된 그 사람의 행적이다.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했고 어떤 일들을 겪으며 삶을 살아갔는지가 인물에 대한 판단기준으로 가장 중요한 것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그 행적을 그저 하나의 행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파고 들어가는 것이다. 이를 위한 질문은 사실 무척이나 간단하다. '이 사람은 왜 이렇게 행동했는가?' 정말 쉽지 않은가? 그 행동에 대해 지금의 시각에서 판단해 보고, 그 기록의 이면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한 번 고민해 보고, 그 다음에는 그 시대의 사상과 문화 들을 고려해서 생각해 보고, 마지막으로는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에 그 행동을 투영시켜서 그 행적을 분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분석된 결과들을 각종 사건이나 다른 인물로까지 확장시켜 나가는 방식으로 지식과 분석의 스펙트럼을 넓혀나가는 것이다.
물론 이는 지극히 복잡하고 애매한 일일 수 잇다. 그리고,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모 저널에서 닭이 달걀보다 먼저라는 것이 논리적으로 증명되었다는데, 뭐 그건 제끼고) 왜냐하면,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행적을 종합한 틀이 필요한데, 그 이미지에 또 그 사람의 행적을 투영해서 분석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간 웃기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정리하자면, 뚜렷하게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행적을 우선적으로 취합하여 그 사람의 성향을 1단계로 파악해 두고,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세부적인 사항으로 파고들어간다면 크게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다만, 주변의 상황이라던가 사람의 성향 변화, 그리고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예외적인 상황 등도 꼼꼼히 고려해야 해석의 비약을 줄일 수 있다.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예를 들지 않을 수는 없고,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을만한 삼국지를 끌어와 보도록 하자.(내가 끌어오는 삼국지는 결코 연의가 아니며, 이문열씨가 번역한 해괴한 번역본이 아닌 진수의 정사와 배주다.) 강유와 황호의 권력다툼에서 유선이 강유를 끌어내리고 그 자리에 염우라는 인물을 배치하려고 했던 사실이 있다. 그리고 이 염우라는 인물은 연의에서는 쥐뿔 능력도 없는 주제에 황호에게 뇌물을 바쳐서 우장군이라는(우리 나라로 치면 주요 군단장급) 자리에 오른 사람으로 비하시켰다. 그리고, 삼국지를 좀 읽은 사람은 모두가 그렇게 알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염우를 추천한 사람은 기실 황호가 아니라, 제갈량의 아들 제갈첨이었다. 제갈첨은 아버지의 성품을 상당 부분 물려받은 곧은 사람이었고, 그가 아무 생각 없이 무능력자에게 '국가 군대의 제1권자'자리를 주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추론이 쉽게 가능하다.
한 가지의 예를 더 들어보자. 흔히 우리는 조선시대 사림들의 논쟁을 서로를 물어뜯기 위한 치졸한 갉아먹기였다고 알고 있지만, 그 내막을 파헤쳐보면 그 아래에서 그들이 행했던 치열한 학문적 논리 싸움과 정당성을 얻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드러난다. 이것을 통해서, 그들이 그저 권력에 눈이 먼 정치꾼들은 아니었으리라는 분석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알고 있는 틀에 추가적인 정보 하나만 더해져도 한 인물에 대한 넓어진 스펙트럼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간단한 예를 들었지만, 실제로 이러한 방식을 통해 역사 인물들에 대한 무척이나 많은 측면과 분석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얻어진 다양한 정보들이 쌓이면, 이제 드디어 인물에 대한 진정한 평가를 내릴 때가 다가온다. 인물에 대한 평가는 다음 두 가지의 기준 모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첫 번째는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했는가'이고, 두 번째는 '그 사람이 왜 그런 일을 했는가'이다. 첫 번째를 위주로 분석한다면 그것은 그저 그 사람에 대한 연혁이나 연표를 작성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고, 두 번째를 위주로 분석하게 되면 그 것은 그 사람에 대한 평전을 작성하는 것과 같게 된다. 객관과 주관이라는 한 가지의 잣대에 치우쳐버리게 되는 것이다.
사실, 첫 번째의 기준이야말로 현재 우리가 읽고 듣고 보고 배우는 소위 '역사'에서 많이 적용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첫 번째의 기준을 통한 분석은 무척이나 객관적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 분석이 왜곡된다는 점이다.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했는지, 그리고 그 일이 어떠한 결과를 불러일으켰는지까지만 분석하고 그 일과 결과에 대한 선악의 판정을 내려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악의 틀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덮어씌워버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어버리고 만다. 이러한 방식의 판단은, 특정한 인물에 대한 심각한 왜곡을 가져오게 될 가능성이 크다. 덕분에 우리는 링컨을 그저 평등주의자로만 기억하고, 위연을 그저 반역자로만 기억하며, 의자왕을 삼천 궁녀를 거느린 망국의 왕이라고만 기억하며, 당 태종을 성군과 현무문의 변이라는 두 가지의 이미지로만 기억하며, 테무친을 위대한 정복자로만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그 사람들의 이면에 있었던 수없이 많은 다양한 사건들, 그리고 그 일들의 의도와 목적성마저도 저 하나의 규정되어버린 틀 속에 갇혀 떠오르지 못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2. 사건
특정한 사건이 역사적 사건이 되기 위해서는 대략 두 가지 정도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첫 번째는 '그 사건'이 그 당시의 많은 사람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했어야 하고, 두 번째는 '그 사건'이 훗날의 많은 사람들에게 일정한 수준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점심을 먹고 저녁을 먹고 잤다.'라는 일련의 사건흐름은, 기껏해야 나의 생체리듬과 나의 위에만 영향력을 행사할 뿐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또한, 후세의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똑같이 아침을 먹고 점심을 먹고 저녁을 먹고 잔 일이라고 하더라도 '대통령이 XX나라를 방문하여 그 나라의 수상과 밥을 먹고 자고 왔다'라고 하면 이는 역사적 사건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 방문이 그 나라와의 외교나 교역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고, 그렇다면 이 방문은 우리나라와 그 나라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취사선택된 사건을 바라보는 방법도 역시 인물에 대한 해석과 크게 어긋남이 없다. 그 사건이 일어난 시기와 진행상황을 파악하여 일단 '사실로서의 사건'을 인식하고, 그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의 이미지와 행적을 분석하며, 그 다음으로는 시대적인 인식과 상황을 고려해서 종합적인 평가를 내려야 한다. 필자가 삼국지를 좋아하는 관계로, 또 삼국지의 예를 하나 들어 보겠다. 삼국지 매니아라면 위연이 제갈량에게 헌책한 자오곡 계책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말 몇마디를 분석하기 위해 우리가 읽어야 하는 사서는 기실 수백 장에 이른다. 위연, 제갈량, 하후무, 곽회, 조진, 조예 등 이에 관련된 수십명의 행적과 능력 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하며, 그 시기에 각 국가와 그 국가의 군대가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를 분석해야 하며, 그 계책이 이루어질 장소들의 지형과 기후도 분석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그 당시의 병종이나 전쟁의 일반론까지 덧붙여야 한 계책에 대한 분석이 끝나는 것이다.
또 예를 들어보자면,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의 전격전을 분석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일단 독일의 병력과 연합군의 병력을 분석해야 하고, 양 진영 전차와 자주포, 견인포 등의 화력과 방호력 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하며, 또한 양 국가의 지휘관들에 대해서 분석해야 하며, 전장이 어떠한 형태인지를 분석해야 한다. 이렇게 다각적인 분석이 이루어져야 우리는 비로소 그 사건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옳은 판단인지 옳지 않은 판단인지는 부차적인 문제이다. 이러한 고민 없이 단면만 보고 판단할 경우에는 위에 말했던 '역사적 인물의 단편화'와 마찬가지인 '역사적 사건의 단편화'가 일어나버리고 만다.
3.
가장 큰 문제는 사실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역사적인 인물이나 사건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너무도 쉽게 그런 것들에 대한 판단을 한 단어 혹은 한 문장으로 내려버리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 이면에 있었던 그 인물이나 배경들에는 소원한 경우가 많다. 그렇게 이루어진 이미지이기에, 그 단편화된 이미지는 현재라는 틀에 지나치게 강하게 투영되어버리게 된다. 그렇기에 그 당시에는 불가피했던 사건들이 지금의 시각을 통해 '멍청한 짓'으로 매도되기 십상이며, 그 당시로써는 현실성이 전혀 없었던 어처구니없는 제안이 지금의 시각에서 '선각자'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이러한 단편화가 아직까지도 수많은 국민이 '십만양병설'따위를 믿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현실로, '거북선은 철갑으로 몸체를 덮었다'라고 믿고 있는 가슴아픈 현실로 발현되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사실이라고 믿는 것들, 그것들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얼마나 고민해보았는가? 얼마나 고민해보았길래 감히 안다고 말하는 것인가? 그것을 과연 안다고 말할 자격이 우리에게 존재하는가?
물론, 역사에는 정답이 없다. 그리고 사서라고 해서 사실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사서도 사람이 보는 눈에 의해 걸러진 저작물이며, 게다가 그 사서들의 대부분은 그 사건을 직접 보고 느낀 사람이 쓴 것이 아니다. 사서에 있는 인물평들은 그 사람을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이 여기저기에 주워모은 기록과 이야기들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 대부분이고, 그 주워모은 이야기들마저도, 또 그 주워모은 이야기의 저자들의 가치관에 의해 판단되어진 것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서가 상대적으로 '사실에 가깝다'라는 사실까지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사서에 대한 탐구는 역사에 대한 탐구로 직접적으로 이어지게 된다. 중요한 것은, 한 가지의 사서나 한 가지의 분석서만을 읽고 그 서적에 나온 것을 모든 것으로 인식하는 작태는 당연히 지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역사들이 과연 사실인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근거로 사실이라고 믿게 되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는 것이 과연 우리의 치열하고도 엄밀한 판단 속에 이루어진 것인지. 그 것이 아니라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지금 당장 수정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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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러한 표현이 학계에서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필자가 역사 관련 서적들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이 단어를 쓰고 있다. 1차 사서는 가공되지 않은 역사서를 뜻하며, 2차 사서는 그 사서들에 대한 해설서나 분석서를 뜻한다. 그 시대의 역사에 대해 정사로 인정받고 있는 서적, 혹은 정사로 인정받지 않더라도 그 시대의 시대상을 충실히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는 동시대, 혹은 한두 세대 후의 서적은 1차 사서라고 칭할 수 있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는 1차 사서, 조선왕조실록도 1차 사서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2차 사서는 많은 시기가 지난 후, 앞의 1차 사서에 대한 보완이나 추가를 위해서 혹은 다른 시각의 제시를 위해서 쓰여진 것을 뜻한다. 혹은 여러 역사서들을 취합해 하나로 모은 개론서들도 2차 사서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신채호가 쓴 조선 상고사같은 책이 전형적 2차 사서라고 볼 수 있고, 우리가 보고 배웠던 교과서도 2차 사서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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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요즘 오르비 이슈는 역사군요.
그..그런건 아니고 아래 박정희 글때문에 갑자기 생각나서요 ^^;
혹시 이 글 직접 쓰신건가요?ㅎㅎ 그냥 궁금해서요
네 제가 쓴 글입니다 ㅎㅎ 한 3년쯤 전에.. 오르비에 올리려고 조금 수정하긴 했습니다만..
전 퍼온글은 링크 무조건 달아요
그렇군요. 잘 읽고 갑니다.
그......나저나 삼국지 좀 조만간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초딩때 읽어서 다 까먹은 고로 어떤 내용인지 쥐뿔도 기억이 안나네여....글 쓰실 때 삼국지의 내용을 인용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글 읽을 때마다 막혀요...ㅜ..
흠 어떤 삼국지를 읽으실 생각이신가요?
흠 ㅋㅋ 본문 내용으로 짐작컨대 삼국지연의는 비추라고 말씀하시고 싶으신 건가요 ㅋㅋ
음 추천해주세요. 거의 새롭게 읽는 거나 마찬가지니 아방동님의 고견을 따르겠습니다.
연의 읽으셔도 됩니다. ㅎㅎ
다만 소설이라는 걸 항상 염두에 두고, 가볍고 즐겁게 읽으시면 되죠.
심지어 전 만화삼국지도 추천합니다.ㅎ
다만 이문열삼국지처럼 '평역'이라는 이름이 달린 삼국지는 개인적으로 비추합니다. 자신들의 꿈 속에서 마음대로 분석한 것을 '역사' 라는 이름으로 끼워넣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왜곡된 정보를 접하기에 딱입니다.
원본에 충실한 연의를 원하시면 정원기씨의 버전을 추천드리고, 기존의 삼국지와 비슷하지만 지나친 의역이 가미되지 않은 스타일을 원하신다면 리동혁씨 버전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정사의 경우는 김원중씨 버전이 있긴 한데 절판된 상태고, 오역이 너무 많아서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삼국지 정사 번역본을 꾸준히 제공하던 파성이 망한게 조금 슬프네요 ㅠㅠ
관련 사서로는 자치통감도 읽어볼 만 한데, 신동준씨의 번역본이 괜찮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권중달씨가 자치통감 전체를 번역한 버전이 있긴 한데, 분량이 너무 많아서 다 읽어보기에는 무리가... 쿨럭
사실 역자의 주관이 많이 개입한 번역본도 흥미로워보이기는 하지만 ㅋㅋ살짝 검색해봤는데 이문열의 삼국지는 이리저리 왜곡도 많이 되어있다고 하고...
일단 추천해주신대로 리동혁씨 버전 읽어봐야겠네요.감사합니다 ㅋ
역자의 주관이 사서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 아래에서 나온 것이라면 상관없겠지요.
하지만 이문열씨 평역본은 전혀 그러하지 않다고 확신합니다. 단순한 오탈자나 오역정도는 그러려니 하겠지만(제가 가지고 있는 버전에 비해서는 많이 개선도 되었을 테고...), 그런 것들을 넘어서서 사서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들을 지나치게 많이 삽있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헐......권중달씨의 자치통감 32권이에요?
...........한달 내내 읽어야 겠네여 ㅜㅜ
일단 신동준씨 번역본으로 맛 좀 보고 ㅠㅠ 땡기면 권중달씨 것도 ㅜㅜ
그렇군요 어쨌거나 추천해주신 역자들의 책은 이번해 안으로(...) 꼭 읽어보겠습니당ㅋ 감사해요
권중달씨의 자치통감은 삼국지 부분만 있는게 아니고, 자치통감 전체에 대한 완역본입니다.
분량이 어마어마하죠.......
게다가 딱딱하고 재미없는 책입니다. ㅋㅋㅋ;;; 딱히 흥미있던 분야가 아니라면, 생소한 부분도 많으셔서 버벅버벅하시는 부분도 많을 거구요.
방학 내내 읽으려고 하셔도 다 못 읽으실 겁니다.
시간날때 조금씩 읽으신다고 생각하시는게 좋을 거에요. 최소 6개월은 잡으셔야 될겁니다.
이십대 초반 꼬맹이가 쉽게 읽을만한 오오라를 가진 책은 절대 아니긴 하네요 ㅋㅋㅋ;; 지금 검색해보니 권중달씨가 32권짜리 말고도 '자치통감산책'이라는 책도 내셨네요. ㅋㅋ 일단 이걸로 맛보기 해보죠 뭐.
원래 사서 원본을 그대로 번역한 책의 경우에는 무작정 덤볐다가는 입맛만 버리게 됩니다.
딱딱하고, 지루하고, 재미없고, 양은 압도적이니까요 ㅎㅎ
솔직히 1회 통독을 굳이 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사 관련해서 궁금한 부분이 생기시면, 학교 도서관 가셔서 관련된 부분만 찾아보는 식으로만 해도 큰 도움이 될거라고 봐요 ㅎㅎ
저도 권중달씨 버전 자치통감은 통독같은 건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허.... 글 하나에 이렇게 속시원한 기분이 드는건 진짜 생전처음이네요.. 존경합니다ㅠㅠ
어디에선가 나이가 어릴수록 글로 서술된 정보들은 아무 의심없이 사실로 받아들이기 쉽다는 이야기를 듣고나서는
책읽을때도 최대한 책에 이끌려가지만은 않겠다고하고 읽고있는데요 (왜곡된 사고를 가진 인간이 되면 좀....혐오스러울것같아서요..ㅎ)
그 기준이라던지 방법이라던지가 너무 애매해서 힘들었거든요...(워낙 책을 안읽어온터라 그렇겠죠?ㅠㅠ)
제가 최근에 태백산맥을 읽고있는데 이건 소설이니 넘어간다하더라도 만약에 새로운 서적(특히 역사)을 접하게되었을때
내가 읽고 있는 텍스트가 왜곡되진 않았는지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객관적인 사실들만가지고 내가 나름대로의 판단을 할 수 있을까?...등등
여러가지고민을 참 많이했는데요..(태백산맥을 읽으면서도 의문이 생기는 사실들은 하나하나 검색해봐가면서 읽어요 ㅠ)
나중에 오르비에 글올려서 한번 물어봐야지 했었는데 이런 글이 올라오다니 소름돋네요;;;ㅋ 감동입니다정말;
글 잘읽었습니다 ! ㄷㄷ (이런글 시리즈로 올려주시면 좋겠어요 ㅎㅎ몽땅 스크랩하게 ㅎ)
역사란 무엇인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한번쯤 고민해 보아야 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시 느끼는거지만 아방동님 필력이 굉장히 좋으시네요. 전체적으로 지루한 감도없고, 그렇다고 급박하지도 않고...ㅋㅋ
앗, 콜링우드다.. 해석공동체에 의해 오염이 발생해서 사실을 재현할 수가 없다..
전 사료에 감정이입하여 직관적 이해를 통해 주관과 객관 사이의 간극을 좁혀 그 사실적 호소력을 얻어 사실성을 재현해야 한다고 보는데....
(ㅋㅋ 논술개그입니다.)